김소희 새타령 해설

삼월 삼짇날 연자 날아들고 호접은 편편
삼짇날 : 음력 3월 3일로 강남에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고 전해지는 세시풍속.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을 펴고, 이제 다시 새로운 농사일을 시작할 시점에서 서로 마음을 다 잡고 한 해의 건강과 평화를 비는 명절
연자: 제비
호접: 나비
편편: 훌쩍 날아가는 모양. 오락가락 하는 모양.
나무나무 속잎 나 가지 꽃이 피었다 춘몽을 떨쳐
먼산은 암암 근산은 중중 기암은 층층 태산이 울어
암암 : 아득하다. 깊숙하고 고요하다.
중중 : 겹겹으로 겹쳐져 있다.
기암 : 기이하게 생긴 바위
천리 시내는 청산으로 돌고
이 골 물이 주루루루루루 저 골 물이 콸콸
열의 열 두 골 물이 한데로 합수쳐 천방져 지방져
합수(合水)쳐 : 여러 갈래의 물이 한데 모여 세차게 흐르다
얼턱져 구부져 방울이 버큼져 건너 병풍석(屛風石)에다
천방져 지방져 : 하늘 방향이 어디이고 땅의 방향이 어디인지 모른다. 너무 급하여 방향을 잡지 못하고 함부로 날뛰는 일
얼턱져 굽우져 : 턱을 넘어 굽이쳐 버큼: 거품의 방언.
병풍석(屛風石): 능을 보호하기 위해 병풍처럼 둘러 세운 긴 네모꼴이 넓적한 돌. 겉에 12신이나 꽃무늬 따위를 새긴다.
사진참조. 마주 쾅쾅 마주 때려 산이 울렁거려 떠나간다
어디매로 가잔 말 아마도 네로구나
요런 경치가 또 있나
(굿거리)
새가 날아든다 왼갖 잡새가 날아든다
새 중에는 봉황새 만수문전에 풍년새
봉황새: 고대 중국에서 신성시했던 상상의 새로 고대 중국에서 신성시했던 상상의 새로 기린·거북·용과 함께 사령의 하나로 여겼다. 수컷을 봉, 암컷을 황이라고 하는데 그 생김새는 문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묘사되어 있다. 『설문해자』에는 봉의 앞부분은 기러기, 뒤는 기린, 뱀의 목, 물고기의 꼬리, 황새의 이마, 원앙새의 깃, 용의 무늬, 호랑이의 등, 제비의 턱, 닭의 부리를 가졌으며, 오색을 갖추고 있다고 하였다. 『악집도』에는 닭의 머리와 제비의 부리, 뱀의 목과 용의 몸, 기린의 날개와 물고기의 꼬리를 가진 동물로 봉황의 모양을 묘사하고 있다. 『주서』에는 봉의 형체가 닭과 비슷하고 뱀의 머리에 물고기의 꼬리를 가졌다고 하였다. ‘봉황은 새 중의 으뜸으로, 동방 군자의 나라에서 나왔다. 이 새가 한 번 나타나면 천하가 태평하게 된다’고 하여 봉황은 곧 천자(옛 중국에서 왕을 부르던 별칭)를 상징하게 되었다. 사진 참조.
만수문전: 만수궁 문 앞. 만수궁은 중국의 궁전 이름으로, ‘만수’는 천자의 장수를 비는 뜻으로 궁에 붙이던 이름.
풍년새: 호랑지빠귀의 전라도 사투리. 이 새가 많이 울면 그해에는 풍년이 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사진 참조.
산고곡심 무인처 울림비조 뭇새들이
산고곡심 무인처: 산 높고 골 깊고 사람 없는 곳. 경치가 좋은 곳을 말함. 울림비조 뭇새들이: 울창한 숲에서 날아다니는 여러 새 농춘화답에 짝을 지어 쌍거쌍래 날아든다
농춘화답: 봄을 희롱하며 서로 운다 쌍거쌍래(雙去雙來): 짝을 지어 오고 가다 말 잘하는 앵무새 춤 잘 추는 학두루미
솟댕이 쑥꾹 앵매기 뚜리루 대천의 비우 소루기
솟댕이: 소쩍새: 올빼밋과의 여름새. 관련 설화 - 아주 오랜 옛날에 며느리를 몹시 구박하는 시어머니가 있었다. 며느리에게 밥을 주지 않으려고 아주 작은 솥을 내주어 밥을 짓게 했다. 결국 며느리는 굶어 죽었다. 그 불쌍한 영혼은 새가 되어 '솥이 적다, 솥이 적다, 소쩍 소쩍'하고 서럽게 운다는 것이다. 전설에 의하면 '솟적 솟적' 울면 흉년을 의미하며, '솟적다 솟적다' 울면 '솥이 적으니 큰 솥을 준비하라'는 뜻으로 풍년을 예고한다고 한다. 사진참조.
앵매기: 귀제비. 제비과의 여름 철새. 사진참조.
비우(飛羽): 새의 깃.
소루기: 솔개의 제주도 방언.
대천(大川)에 비우(飛羽) 소루기 : 시경에 나오는 말. ‘솔개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연려비천) 물고기는 연못에서 뛰노네(어약우연)’. 군자의 덕이 널리 미친 상태를 나타낸다.
남풍 좇아 떨쳐나니 구만장천 대붕
대붕 : 『장자』의 「소요유」에 나오는 상상의 새.
북해에 한 물고기가 있는데 이름을 곤(鯤)이라 한다. 곤은 그 크기가 몇 천리인지 알 수 없다. 이것이 변하여 새가 되는데 그 이름을 붕(鵬)이라 한다. 붕의 등 넓이도 몇 천리인지 알 수 없다. 한번 기운을 일으켜 날면 그 날개가 하늘에 구름을 드리운 것 같았다. 이 새는 바다가 움직여 물결이 흉흉해지면 남명으로 날아가는데, 예로부터 남명이란 ‘하늘 못(天池)’이라 했다. ‘제해(齊諧)’는 괴이한 일들을 담은 책인데, 여기에 따르면 대붕이 남명으로 날아갈 때 파도가 일어 삼천리까지 퍼지고, 대붕은 회오리바람을 일으켜 구만리 상공으로 올라가 여섯 달 동안을 쉬지 않고 난다. 땅 위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티끌이 날고, 생물들은 서로 숨을 불어준다. 하늘은 푸른데, 그게 하늘의 본래 색깔인가 ? 끝없이 멀고 지극하기 때문에 푸르게 보이는 것은 아닌가 ? 붕새가 높이 떠서 내려다보니까 이처럼 까마득하고 푸르게 보일 뿐이다. 또한 물이 깊지 않다면 큰 배를 띄울 수가 없다. 마당 우묵한 곳에 술잔의 물을 부으면 겨자씨로 배를 만들어야 한다. 물은 얕고 배는 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대기가 두껍지 않으면 대붕도 큰 날개를 띄울 수가 없다. 그러므로 구만리 바람이 발아래에 있어야만 바람을 탈 수 있다. 푸른 하늘을 등에 지고 막힘이 없어야만 장차 남쪽으로 날아갈 수 있다.
문왕이 나 계시사 기산조양의 봉황새
문왕, 기산조양: 주나라의 문왕 때에 기산이라는 산에서 아침 해가 돋을 때 봉황새가 울었다. 여기서 조양은 새벽녘에 해가 뜨는 곳, 동쪽을 말한다. 《시경》 〈권아〉라는 시에 나오는 말.
봉황이 우나니 저 높은 뫼에서 하도다. / 오동이 자라나니 아침 해 뜨는 동산(조양)에서 하도다 / 오동나무 무성하니 봉황이 평화로이 우는도다.
한편 이 시에서 유래한 조양봉명이란 말이 있다. 당나라 저수량 등의 간신(임금에게 옳은 말로 간하는 신하)이 죽은 뒤로 감히 직간하는 신하가 없었는데, 이선감이 어느 날 직간을 하므로 사람들이 ‘조양에서 봉황새가 우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는 고사이다.
요란기우 깊은 밤 울고 남은 공작이
무한기우: 한 없는 근심 걱정.
공작: 꿩과의 새. 우는 소리가 절절족족 하는 것과 같다고 하여 중용의 덕을 터득한 새로 여겨졌으며 중국의 명, 청 시대와 조선 시대의 문관 관복의 장식에 공작이 사용되면서 권세의 상징이 되었다. 사진참조.
소선적벽칠월야 알연장명의 백학이
‘소선’은 소동파. 소동파의 「후적벽부」에 10월에 손님이 와 같이 풍류를 즐기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 때 학을 묘사하기를 ‘알연장명(戞然長鳴)’이라 했다. ‘끼룩끼룩 길게 소리내며 운다’는 뜻이다.
위보가인 임 계신 데 소식 전턴 앵무새 글자를 뉘가 전하리
위보가인 : 아내에게 알리다. 당나라 시인 개가운의 시 「족박육주」에 나온다.
윤대까지 서쪽으로 만여 리 / 고향 소식 날마다 드물어진다 / 농산의 앵무새는 말도 잘하니 / 아내에게 편지 자주 보내라 말해다오 (위보규인삭기서) 가인상사 기러기 생증장액수고란이
가인상사: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 함
생증장액수고란(生憎帳額繡孤鸞): 당나라 시인 노조린의 「장안고의」에 나오는 말.
휘장 안 액자에 수놓은 한 마리 난새를 싫어하고 (생증장액수고란) / 문 발에 제비 한 쌍 그림을 좋아한다 어여쁠사 채련새 약수삼천 먼먼 길 서왕모 청조새
채련새: 봉황과 같은 상상 속의 새
약수삼천 먼먼 길 서왕모의 청조새: 약수삼천은 서왕모가 사는 곳의 시내. 청조새는 서왕모의 소식을 전하는 파랑새.

성성제혈(聲聲啼血) 염화지(染花枝)의 귀촉도(歸蜀道) 불여귀(不如歸)
성성제혈 염화지: 소리마다 피를 토하는 울음이 꽃가지를 물들인다.
관련 설화 - 촉나라 왕 망제가 나라를 잃어버린 뒤 두견새가 되어 귀촉도(촉나라로 돌아가는 길), 불여귀(돌아감만 못하다)라고 울어 목구멍에 피가 나도록 울었다. 그리고 그 피로 물들여진 꽃을 두견화, 달래꽃이라고 한다는 민담에서 유래했다.
나업의 시에도 나온다.
촉왕의 넋 천년토록 누굴 원망하기에 / 소리마다 피를 토하는 울음 꽃가지 깊은 곳에서 들려오네 (성성제혈심화지)
귀촉도, 불여귀 : 위와 비슷한 설화에서 유래했다.
옛날 촉(蜀)나라에 이름은 두우(杜宇), 제호(帝號)는 망제라는 임금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망제가 문산(汶山)이라는 산 밑을 지나고 있을 때, 강에 빠져 죽은 듯한 시체 하나가 떠내려 오더니 망제 앞에서 눈을 뜨고 살아났다. 망제가 그에게 물으니 “저는 형주에 사는 별령(鱉靈)으로 잘못해서 강에 빠졌는데, 어떻게 흐르는 강을 거슬러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망제는 하늘이 자신에게 어진 사람을 보내 준 것이라 생각하고는, 별령에게 집과 벼슬을 내리고 장가도 들게 해 주었다. 별령에게 딸이 생기고 장성하자 그는 그 딸을 망제에게 바쳤다. 망제는 장인인 별령에게 모든 나랏일을 맡긴 채 밤낮으로 별령의 딸과 놀았다. 그 사이에 별령은 국권을 장악하여 망제를 내 쫓고 자신이 왕위에 올랐다. 하루아침에 나라를 빼앗기고 타국으로 쫓겨난 망제는 촉나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자기 신세를 한탄하며 온종일 울다가 지쳐서 죽었다. 한 맺힌 망제의 영혼은 두견이라는 새가 되어 밤마다 돌아가고 싶다는 뜻인 ‘불여귀(돌아감만 못하다)’를 울부짖었으며, 목청이 터져 흘린 피는 두견화 즉 진달래꽃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두견이는 ‘불여귀’, ‘귀촉도(촉나라로 돌아가는 길)’, ‘망제혼(望帝魂)’ 등으로 불린다.
요서몽(遼西夢)을 놀래 깬다 막교지상(莫敎枝上)의 꾀꼬리 수리루
김창서의 「춘원」에 나온다.
저 노란 꾀꼬리 쫓아버려라 / 나무 가지 위에서 울지 못하게 (막교지상제) / 꾀꼬리 울음소리에 내 꿈 깨면 / 님 계신 요서 땅에 갈 수 없으니까 (부득도요서)
주공동정(周公東征) 돌아든다 관명우질(觀鳴于垤) 황새 : 주나라 주공이 동쪽으로 난리를 정벌하러 갔다가 돌아온다 개미둑에서 우는 황새
주공동정: 시경의 파부에서 나온다.
이미 내 도씨가 무서지고 또 사각도끼 망가졌지만 / 주공께서 동쪽 정벌하여 사방을 바로 구원하셨네 (주공동정 사국시황) / 우리 백성을 아끼시니 이 또한 크고 위대하시네
관명우질: 시경의 동산에서 나온다. 비가 오려면 구멍에 사는 것이 먼저 알기 때문에 개미가 먼저 나오는데, 황새가 개미집에 가서 개미를 잡아먹으며 운다고 함.
나는 동산에 가서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했는데 / 내가 동산에서 올 때 내린 비는 보슬비였다네 / 개밋둑에 황새가 울고 아내는 집에서 탄식하며 (관명우질 부탄우실) / 청소하고 틈새 막을적에 원정에서 돌아왔다네 / 대롱대롱 여주열매가 밤나무 더미에 걸렸는데 / 내가 그것을 보지 못한 지 이제 삼년이 되었네
비입심상(飛入尋常)의 백성가(百姓家) 왕사당전(王謝堂前) 저 제비
당나라 시인 유우석의 「오의항」에 나온다.
주작교 변두리에 온갖 들꽃이 만발하고 / 오의항 어구에는 석양이 비켜있네 / 옛날 왕사당에 날아들던 제비 떼들은 (구시왕사당전연) / 이제는 백성들 집으로 날아드네 (비입심상백성가)
양류지당담풍(楊柳池塘淡風)허니 둥둥 떴다 징경이
양류지당담풍(楊柳池塘淡風)허니: 버드나무 물가에 맑은 바람 부니
징경이: 물수리. 원앙새의 옛 우리말. 짝을 지은 암수컷이 잠시도 떨어지지 않고 함께 행동하기 때문에 옛사람들은 원앙을 부부간의 금실을 상징하는 새로 생각함. 시경의 주남-관저에 나온다.
징경이 우는 소리 모래톱에 들리네 / 아리따운 아가씨는 군자의 좋은 짝이로다 / 올망졸망 마름풀(행채, 노랑어리연꽃) 이리저리 헤치며 찾네 / 곱디 고운 아가씨를 자나깨나 그린다 (...) 올망졸망 마름풀 이리저리 고르네 / 곱디 고운 아가씨 사랑 나누며 즐기리
공자가 논어에서 이 노래를 ‘즐거우면서도 지나치지 않고, 슬프면서도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낙하고목이 다 썪어 난다 추수장천의 따오기
왕발의 등왕각서에 나온다.
저녁노을은 짝 잃은 따오기와 나란히 날고 (낙하여고목제비) / 가을 물빛은 높은 하늘과 같은 색이다 (추수공장천일색)
상마백이 춘풍허니 쌍거쌍래(雙去雙來) 비둘기
상마백이 춘풍허니: 뽕나무와 삼에 봄바람에 부니
쌍거쌍래 비둘기: 상열지사 열녀춘향수절가에 나온다.
도련님 춘향 옷을 벗기러 할 때 넘놀면서 어른다. 만첩청산 늙은 범이 살찐 암캐를 물어다 놓고 이는 없어 먹든 못하고 흐르릉 흐르릉 하웅 어르는 듯, (...) 기지개 아드득 떨며 귓밥도 쪽쪽 빨벼, 입술도 쪽쪽 빨면서 주홍 같은 혀를 물고, 오색단청 순금장 안의 쌍거쌍래 비둘기 같이 꾹꿍끙끙 으흥 거려
팔월변풍(八月變風)에 높이 떠 백리추호(百里秋毫) 보라매
: 팔월의 변화가 심한 바람에 잠깐 사이에 백리를 가는 보라매
범범창파(泛泛蒼波) 녹수상(綠水上)에 원불상리(願不相離) 원앙새
: 파도가 심한 푸른 물 위에 떠서도 짝과 헤어지지 않으려는 원앙새
우후청강(雨後淸江) 맑은 흥을 묻노라 갈매기
우후청강 : 비 온 후의 맑은 강
춘산(春山)은 무반독상구(無伴獨相求) 벌목정정(伐木丁丁)의 딱따구리
두보의 제장씨은거에 나온 말.
봄 산을 동반 없이 홀로 그대 찾아가니 (춘산무반독상구) / 나무찍는 소리 쩡쩡 산 더욱 그윽하네 (벌목정정산갱유)
금자(今者) 할미새가 우니 대천의 비우 소로기
금자(今者): 요즈음
어사부중(御史府中) 잠들었다 울고 간다 까마귀
어사부중 : 노조린의 장안고의에 나온 말. 어사부 안에서 까마귀는 밤에 운다 (어사부중오야제)
여기서 오야제는 이백의 시 제목에서 나온 말.
오야제 – 누런 구름이 낀 성 주변에 까마귀들 깃 치려고 / 날아와 나뭇가지에서 까악까악 우네 / 베틀에서 비단 짜는 진천의 아낙네는 / 안개같이 푸른 사창 너머로 혼잣말 중얼거리네 / 북을 놓고 멀리 간 남편 생각에 슬퍼져 / 독수공방에 눈물 비 오듯 하리라
정위문전(廷尉門前)에 깃들어 작지강강(鵲之彊彊) 까치 가가감실 날아든다
정위문 앞에 깃든 가치는 서로 짝지어 논다는 뜻이다
정위문적작욕서 정위문 앞에는 참새가 깃들고
소탱이 쑥국 앵매기 뚜리루 대천에 비우 소로기
수리루 루리 루리루 어허 어허 어어어어 어어 좌우로 다녀 울음운다
저 쑥국새가 울음운다 저 쑥국새가 울음운다
먼산에 앉아 우는 새는 아시랑허게 들리고
아시랑허게 : 아득하게
근산에 앉아 우는 새는 흠벙지게도 들린다
흠벙지게도: 풍부하게, 많이, 듬뿍 등을 표현하는 전라도 방언
이 산으로 가며 쑥국쑥국 저 산으로 가며 쑥숙국 쑥국
에히 이이이이 어허어 좌우로 다녀 울음운다
저 두견이가 우네 저 두견이가 울어 야월공산 깊은 밤에 울어 저 두견새 울음 운다
저 두견새 울음 운다 야월공산 깊은 밤에 울어 저 두견새 울음 운다
이 산으로 가며 귀촉도 뚜 저 산으로 가며 귀촉도 뚜
어 어어어 어 어어어 에 이이 이이 이히이 이이이 좌우로 다녀 울음운다
에 이히이히 이이이 어어 좌우로 다녀 울음운다
맹랑한 새 울음운다 저 황황조(黃黃鳥)가 울음 운다 저 꾀꼬리가 울음을 운다
황황조(黃黃鳥): 꾀꼬리
암 데 가도 이쁜 새 왼갖 소리를 모두 다 허여 바람아 퉁탱 부지 마라
암 데 : 아무 데나
추풍낙엽이 떨어져 명년 삼월이 돌아오면 목동요지(牧童遙指)가 이 아니냐
명년: 올해의 다음
목동요지: 당나라 시인 두목이 쓴 시 [청명]에 나오는 내용,
청명 절기에 비는 부슬부슬 / 길 위 나그네 혼이 끊어지려 하네. / 주막이 어디에 있는지 물으니 / 목동은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 (목동요지행화촌)
무엇을 물어다 집을 질거나 머리 곱게 빗고 건넌 산 가리오
세(細)수양버들 가지 막교지상(莫敎枝上)의 꾀꼬리 수리루
수리루리루 어 이 이히이히 이이 이이 이이이 이이이 좌우로 다녀 울음운다
저 처량한 새 우네 저 가련한 새 울어
야월공산 깊은 밤에 독수공방으로 홀로 뚜우 독수공방으로 홀로 뚜우
어 이 이이 이이이 어허어 좌우로 다녀 울음 운다
따오기가 울음 운다 따오기가 울음 운다
제가 무슨 개경문 술렁수 도골(道骨)로만 지난 듯기라고
도골 : 위풍당당한 풍채
‘술렁수’는 ‘순령수(巡令手)’에서 나온 말. 순령수는 대장의 전령과 호위를 맡고, 순시기ㆍ영기(令旗) 따위를 받들던 군사를 말한다.
붉은 관띠를 몸에다 입고 이리로 가며 따옥 저리로 가며 따옥 따옥
초경 이경 삼사오경 사람의 정신을 놀래 깨 사람의 혼백을 놀래 깨
저 노인새가 저 할미새가 울어 묵은 콩 한 섬에 칠푼오리(七分五厘)하여 콩 한 섬에 칠푼 오리를 하는데,
오리가 없어 못 팔아먹는 저 빌어먹을 저 할미새 칠푼은 있고 오리가 없어 그 콩도 못 사먹는 한심한 저 할미새라는 뜻이고,
경술(庚戌) 대풍년 시절의 쌀을 량에 열 두말씩 퍼 주어도 굶어 죽게 생긴 저 할미새 다음 구절은 경술년 풍년에 한 량에 열두 말씩 쌀을 퍼 주어도 먹지 못하고 굶어 죽게 생긴 할미새라는 뜻이다.
이리로 가며 히삐죽 저리로 가며 꽁지 까불까불 뱅당당 그르르르
사살맞인 저 할미새 좌우로 다녀 울음 운다
‘사살맞인’은 말이 많다는 뜻.
저 집 비둘기 날아든다 막동이 불러 비둘기 콩 주어라
푸른 콩 한 줌을 덥벅 쥐어 자르 르르 르르 흩쳐 놓니
수놈 비둘기 거동 봐 춘비춘흥(春悲春興)을 못 이기어 주홍(朱紅)같은 서를 내어
마지막 비둘기 대목 ‘춘비춘흥(春悲春興)’은 봄의 슬픔과 기쁨, ‘주홍(朱紅)같은 서를 내어’는 주홍빛 혀를 내어, 서는 혀(舌)의 사투리이다.
파란콩 하나를 입에다 덥석 물고 암비둘기를 덥썩 안고
광풍을 못 이기어서 너울너울 춤만 춘다네
노류장화(路柳墻花) 좋놈 꺾어 들고 청풍명월(淸風明月)로 놀아보세
노류장화(路柳墻花) 좋놈: 기생중에 좋은 사람을